🍷 이 레터를 초콜릿처럼 꺼내 먹어요

2022. 2. 11.

<폴라로이드 작동법>,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신세경 sjkuksee>

✏️ 포테이토's 웰컴 코멘트

매년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입니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일본에서 수입되어 초콜릿을 주는 문화가 널리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기념일들을 두고 ‘초콜릿 회사의 마케팅이 만들어낸 상술이다’라는 식의 비판도 있는 것 같지만 그러면 또 뭐 어떻답니까! 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을 전하겠다는데!

오늘은 발렌타인 데이의 초콜릿만큼이나 달달한 콘텐츠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굳이 연인이 아니더라도 주변의 고마운 사람들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할 좋은 핑계거리가 되길 바라며! LET’S MANCHI!

*만취레터에 첨부된 이미지, 와인색으로 볼드처리된 텍스트는 모두 관련 콘텐츠로 연결됩니다:)

🎁 잠깐, 이벤트 공지!

책덕과 콜라보 한 <민디 프로젝트> 도서 증정 이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참여하신 모든 만취객에게 감사드리며, 선정된 분들께는 별도 연락을 드립니다. 앞으로도 만취레터와 책덕 모두 응원해 주세요!

폴라로이드 작동법 | 김종관

▶ 6분

출처=찬란

💌 한 줄 큐레이션

달콤한 한 편, 씁쓸한 한 편

🧀 발렌타인과 어울리는 두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떨리는 마음에 아무 것도 들리지 않고 뚝딱이(?)가 되어버리는 풋풋함이 그 시절 그 감성으로 담겨있는 단편입니다. 배우 정유미의 2004년도 데뷔작인데요. <로맨스가 필요해>의 주열매, <연애의 발견>의 한여름처럼 정유미는 유독 로맨스 드라마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 시작은 이 단편 영화가 아닐까 싶네요. 설레는 마음이 표정 하나, 손 동작 하나로도 표현되는 단 6분의 단편입니다. 마치 발렌타인 데이를 맞아 받을 사람을 상상하며 선물을 신중히 고르는 우리의 모습과 닮아 가져와봤습니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은 단편 영화계에선 등장하자마자 전설적인 작품이 되었다고 하네요.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았는데도 사랑에 빠진 사람의 공기를 자연스레 포착한 부분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샀거든요. 김종관 감독은 이후로, <최악의 하루>, <더 테이블>, <조제> 등의 장편을 찍었는데요.

<하코다테에서 안녕>은 유튜브에서도 만나볼 수 있는 그의 단편입니다. 안소희, 정준원 배우가 목소리 연기에 참여했는데요. <폴라로이드 작동법>이 달콤했다면, <하코다테에서 안녕>은 조금 씁쓸한 초콜릿 같습니다. 사랑하던 두 사람이 덤덤하게 이별 여행하는 두 배우의 목소리가 하코다테의 설경 위로 포개집니다. 두 사람의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으니, 비워져 있는 이야기를 채워가면서 듣게 됩니다. <폴라로이드 작동법>으로 김종관 감독님의 세계가 더 궁금해지셨다면 <하코다테에서 안녕>도 추천드립니다.

💘 만취 모먼트

넌 아침에 있고 난 밤에 있고

넌 여름에 있고 난 겨울에 있고

넌 우주에 있고 난 모래알 틈에 있어

난 바람에 있고 넌 오래된 집안에 있지

Curated by 포테이토

<폴라로이드 작동법> 보러가기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 라우라 에스키벨

▶ 268쪽

출처=믿음사

💌 한 줄 큐레이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에 담긴 추억이 있다면

🧀 식탁과 침대로의 단 한 번의 초대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은 열두 개의 목차로 구성되었어요. '1월 - 크리스마스 파이', '2월 - 차벨라 웨딩 케이크' (…) '12월 - 호두 소스를 끼얹은 칠레고추 요리'. 주인공 티타가 각 챕터에 해당하는 요리법을 알려주는 방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멕시코 요리의 화려한 색감, 음식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소리, 달콤한 음식 냄새, 이마에서 흘러내리는 땀방울 등 오감을 자극하는 묘사로 꽉 찬 소설이지요.

티타는 '막내딸은 죽을 때까지 어머니를 돌봐야 한다'는 전통으로 결혼하지 못하는 운명을 타고났어요. 티타의 연인 페드로는 그런 티타 곁에 어떻게든 머무르고 싶어 그의 언니와 결혼합니다. 티타는 페드로를 향한 금기된 사랑, 성적 욕망을 자신이 만드는 요리에 담아 식탁 위에 올리죠. 기존 문학에서 요리가 여성들에게 부과된 의무로 한정되었다면,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에서의 요리는 주인공의 자기표현 수단이 됐습니다. 이 책이 새로운 페미니즘 문학이라는 평을 받는 이유입니다.

라우라 에스키벨은 멕시코의 현대 문학가예요. 라틴 문학의 특징인 마술적 리얼리즘을 가장 잘 표현하는 작가로 꼽히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상상에서나 가능한 초자연적인 현상이 곳곳에서 일어나요. 티타의 절절한 사랑이 담긴 요리를 먹은 이들이 불같은 사랑에 빠지는 식으로요. 님, 초콜릿을 먹으면 떠오르는 추억이나 감정이 있나요? 이번 발렌타인데이엔 음식과 로맨스가 만난 관능적 소설,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함께하세요.

💘 만취 모먼트

우리 할머니는 아주 재밌는 이론을 가지고 계셨어요. 우리 모두 몸 안에 성냥갑 하나씩을 가지고 태어났지만 혼자서는 그 성냥에 불을 댕길 수 없다고 하셨죠. (…) 예를 들면 산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입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촛불은 펑 하고 성냥불을 일으켜줄 수 있는 음식이나 음악, 애무, 언어, 소리가 되겠지요. (…) 사람들은 각자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불꽃을 일으켜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찾아야만 합니다. 그 불꽃이 일면서 생기는 연소 작용이 영혼을 살찌우지요.

Curated by 주키드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 보러가기

유튜브 채널 <신세경 sjkuksee>

▶ 10분 내외

출처=유튜브 채널 신세경

💌 한 줄 큐레이션

당연히 달달함=디저트 아닌가요? 로맨스 필요 없어!🍰

🧀 베이킹 vlog, 그런데 이제 신세경을 곁들인

나이 2n. 이제 로맨스는 숱하게 봤고 예전만큼 두근거리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발렌타인 데이라 하니 조금 설렘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바로 이 시즌을 맞이하여 나오는 디저트들이 있기 때문! 저처럼 ‘달달’하면 로맨스가 아닌 디저트를 먼저 떠올리는 빵순이, 빵돌이 만취객 있으시죠?(있다고 말해줘요)

저는 종종 베이킹하는 영상도 보곤 합니다. 하나의 디저트가 나오기까지 재료 손질부터 반죽, 굽고 난 뒤 데코와 포장까지 정말 많은 정성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정확한 계량과 시간도 엄수해야 하고요. 이런 과정을 척척해나가는 모습들과 이내 나오는 예쁘고 달콤한 결과물이 만드는 사람에겐 성취감을, 보는 사람에겐 묘한 안정과 만족을 줍니다. 그리고 우리 알잖아요. 오븐 속에서 반죽이 부풀며 구워질 때의 기대감과 포슬포슬해 보이는 빵들이 줄지어 있을 때의 귀여움… 사람 손으로 만들어 나가는 그 쾌감들!

특히 배우 신세경의 베이킹 브이로그를 좋아해요. 배우라고 하면 왠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일 것 같은데 영락없이 열심히 노동하고, 기대하고 좋아하는 모습이 인간적입니다. 한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 것처럼 자극적이고 유해한 내용 없이, 온전히 쉴 수 있는 영상들이에요. 편안한 영상미와 함께, 빵도 참 잘 만들고 중간중간 깜짝 등장하는 그의 강아지들도 너무 귀엽답니다.

구독자가 백만이 넘는데 광고나 협찬은 일절 거절하고 일상을 기록하고 팬들과 소통하는 용도로만 채널을 운영한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라, 그가 나온 로맨스 드라마도 재밌게 봤는데, 이제는 정말 로맨스가 필요 없어질지도 모르겠어요. 디저트 굽는 영상과 함께 달콤한 발렌타인 보내시기를 바라요.🍯

💘 만취 모먼트

제 일상을 담는 거니까 편집을 직접 하지 않으면 이 타이밍에 하고자 하는 말을 완벽하게 쓸 수 없겠구나 했어요. 느리지만 전 그게 좋더라고요.

- 관련 인터뷰 중

Curated by 지또술

'구움 과자 대량 생산'편 보러가기

💌 다음 만취레터

새해 다짐한지 2초 정도 지난 거 같은데, 벌써 2월의 2번째 주 금요일이네요. 저도 갓생을 살고자!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다 보니 발견한 새로운 사실이 있는데요. 몇 시에 나오든 언제나 저보다 일찍 새벽을 여는 이들이 있었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다음 주는 만취레터는 '새벽을 여는 사람들'에 포커싱 해보려 합니다. 남들이 아직 꿈나라에 있는 시간에 본인만의 움직임을 갖는 사람의 이야기도 좋고, 새벽에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의 이야기도 좋습니다. 어떤 이야기든 우리에게도 한 조각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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