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이별에 서툰 당신들에게!

청소는 거칠게 말해서 과거와 이별하는 일이 아닐까 해요.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기 위해, 쓸모 없어진 것들을 버리고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일이니까요! 그렇지만 그런 과정이 맘처럼 쉽지 않습니다. 대청소하다가도 전에 썼던 일기장들을 펼쳐보고 키득거리다 청소를 끝내지 못하거나, 지난 몇 년간 한번도 입지 않은 옷을 버리지 못한 기억이 있지는 않으신가요? 제가 바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가져온 콘텐츠는 지난 과거와 이별하고 새롭게 나아가는 방법을 알려주는 단편 드라마 <한 여름의 추억>입니다.

<한 여름의 추억>은 JTBC에서 2017년 12월 31일날에 방영된 2편의 단편 드라마예요. 연말에 방영됐지만 작품의 배경은 드라마 제목처럼 한 여름입니다. 지나간 여름을 추억하면서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점 보기에 딱 좋습니다! 겨울에 보는 여름의 영상미가 묘한 감상을 주기도 하고요! 저는 연말이 다가올 때마다 이 단편을 꺼내보면서 묵혔던 과거와 이별하고 마음을 가볍게 청소합니다. (하려고 노력합니다)

<한 여름의 추억>은 라디오 작가로 일하는 서른 일곱살의 여성 '한여름'과 그녀와 사귄 지난 여러 남자들과의 연애담입니다.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인 '여름'에게 엄마는 결혼하라고 성화입니다. 그러나 선 보는 남자들은 여름의 나이를 걸고 넘어집니다. 직장에서도 30대 후반의 미혼 여성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습니다. 현실에 치이는 여름은 자신이 빛났던 순간이라고 생각하는 지난 연애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한 여름의 추억>은 이별로 인해 우리는 많이 아프고 후회도 많이 남기지만, 우리에게 남는 건 고통과 후회 이외의 것들도 있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꼭 '사랑'에만 국한되는 건 아닐 거예요. 드라마는 '한여름'의 사랑과 이별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인생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지나간 실패에서 깨닫고 배우는 것이 있을테고, 도전을 하는 동안의 당신은 빛이 났다는 위로의 메시지가 마음에 남았어요. 덕분에 과거의 실패들을 후회로만 기억하기보다는, 사랑했기에 빛났던 순간으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P.S  <한 여름의 추억>에서는 문자 그대로 리터럴리 빛나는 여름(최강희)을 볼 수 있습니다!
(제발 봐주세요😭) 

"나는 잘 지내고 있습니다. 당신이 구겨서 버린 편지 속에, 두 갈래 찢겨진 사진 속에, 평생 열지 않을 상자 속에, 서랍의 끝의 머리와 삭제된 메일함 속에, 고함 한 번 지르고 온 바닷속에, 그리고 언젠가 당신과 함께한 시간 속에. 그러니 그 곳에서 내가 가끔 울고 있더라도 나를 불쌍하다 생각하지 말아요. 난 빛나고 아팠어요. 모두 네 덕분이야."